한국현대철학선 출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동양과 서양으로 양분돼온 철학 연구의 흐름 속에서 소외돼 왔던 한국 현대철학을 조명하는 시리즈가 출간됐다.
씨알학회와 근현대 한국사상사 연구모임은 '한국현대철학선'의 첫 번째 출간분으로 '최시형의 철학: 표현과 개벽' '박홍규의 철학: 형이상학이란 무엇인가'(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펴냄)를 먼저 선보였다.
이들은 발간사에서 "이제까지 한국에서의 철학 연구는 동양과 서양으로 나누어 주로 강대국의 사상들 가운데 주류로 알려진 것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문제 제기로 출간 취지를 설명했다.
그간 서양철학 연구는 본국에서 제기된 문제와 해답을 개괄적으로 소개하거나 모방해 한국의 현실에 적용하는 수동적인 태도를 벗어나지 못했으며 동양철학으로 분류돼 왔던 동아시아 사상도 근대 이전의 전통 사상에 대한 연구와 소개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어 "특히 이 시대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근 백년간의 한국 현대사상사적 흐름에 대한 주체적 관심의 결여로 철학은 자신들이 어떤 문제를 역사적으로 부여받고 있는지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주류이자 비체계적인 가치관으로 치부돼 왔던 한국 사상사를 철학이라는 이름으로 연구해 발간하는 것은 한국 사상계의 난국을 타개하는 데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성 이화여대 교수가 쓴 '최시형의 철학'은 동학의 2대 교주로, 동학을 조직적으로 포교하는 데 힘을 쏟았던 해월 최시형(1827-1898)의 사상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최시형 사상의 역사적ㆍ현대적 의의를 짚어보고 있다.
최화 경희대 교수가 쓴 '박홍규의 철학'은 '한국의 소크라테스'로 불리며 한국현대철학사 중 서양철학 부문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업적을 이룬 박홍규(1919-1994)의 철학을 알기 쉽게 소개한 책이다.
'한국현대철학선'은 이 두 권에 이어 최제우와 서남동, 김교신의 철학을 분석하는 책으로 시리즈를 이어갈 예정이다.
260ㆍ368쪽. 각권 1만6천원.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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